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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질문으로 시작하는 수업 – 문제제기식 교육의 힘

 

 

 

“학생은 왜 침묵하는가?”

이 물음은 단순히 수업 참여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더 깊은 질문입니다.
왜 교실은 여전히 조용한가? 왜 질문보다 정답이 우선인가? 왜 교사만 말하고, 학생은 듣기만 하는가?

브라질의 교육학자 파울로 프레이리는 이런 교실 구조를 ‘은행식 교육’이라 비판했습니다.
그에 반해 제시한 개념이 바로 ‘문제제기식 교육(problem-posing education)’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진정한 교육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질문은 현실을 인식하고, 그것을 변화시킬 힘을 길러준다.”

 

이 글에서는 프레이리의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문제제기식 교육이란 무엇인지,
왜 그것이 오늘날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교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문제제기식 교육이란 무엇인가?

문제제기식 교육은 프레이리가 은행식 교육에 반대하여 제안한 대안적 교육 모델입니다.
은행식 교육이 지식을 주입하고 학생을 수동적인 존재로 만든다면,
문제제기식 교육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세상을 인식하고 질문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교사와 학생은 동등한 학습자다.
  • 수업은 질문과 대화 중심으로 진행된다.
  • 지식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구성해가는 것이다.
  • 교육은 학생의 삶과 현실에 기반을 둬야 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학생은 단순한 수신자가 아니라,
자신의 삶과 사회를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개입할 수 있는 주체로 성장하게 됩니다.

 

 

 

왜 문제제기식 교육이 필요한가?

오늘날 교육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AI, 기후 위기, 양극화, 젠더 문제 등은 더 이상 미래의 주제가 아닙니다.
이러한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학생들은 단순한 지식이 아닌
비판적 사고력, 협업 능력,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 현실은 아직도
‘정답 찾기’, ‘주입식 수업’, ‘암기 중심 평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런 교육 방식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 학생의 질문 능력 저하: 생각하지 않고 외우는 습관
  • 학습 동기 저하: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에 흥미를 잃음
  • 민주시민 역량 부족: 다양한 관점 수용, 토론 문화 부재

프레이리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할 방법으로
문제제기식 교육을 제시했습니다.
그 핵심은 “학생이 현실을 인식하고, 그 현실을 바꾸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것”입니다.

 

 

 

수업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문제제기식 교육은 단순히 질문을 많이 하는 수업이 아닙니다.
그것은 교육의 패러다임 자체를 전환하는 것입니다.

1. 교사의 역할 변화

기존: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사람
변화: 함께 질문하고 배우는 동료

교사는 더 이상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 아닙니다.
학생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그 속에서 교육의 주제를 함께 찾는 사람입니다.
교사는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함께 만드는 사람’입니다.

2. 학생의 역할 변화

기존: 교사의 말에 수동적으로 반응
변화: 자신의 삶을 수업의 중심에 놓는 주체

학생은 더 이상 시험 점수를 위한 존재가 아닙니다.
학생의 경험, 관심, 문제의식이 수업의 중심이 될 때
학생은 배움에 대한 내적 동기를 갖게 됩니다.

3. 수업 방식의 전환

  • ‘정답 맞히기’ → ‘질문 던지기’
  • ‘개별 학습’ → ‘협동 탐구’
  • ‘지식 암기’ → ‘현실 해석과 실천’

실제로 교실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 사회적 문제를 주제로 팀별 프로젝트 수행
  • 토의·토론 수업: 다양한 관점 소개 및 충돌, 비판적 사고 훈련
  • 현장 체험 및 리서치 활동: 지역 사회 문제와 연결된 조사 학습

학생 질문 중심 수업: 수업 도입에서 학생 질문을 수업의 방향으로 설정

 

 

 

한국 교육에서 실천 가능한가?

많은 교사들이 말합니다.
“이론은 좋은데, 현실에서는 어렵다.”
맞습니다.
입시 경쟁, 학부모의 기대, 교사 업무 과중 등은
문제제기식 교육을 방해하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교사들이 있습니다.

  • ‘질문하는 교실 만들기’ 실천 사례
  • 민주시민 교육 프로그램 적용
  • 자율학습동아리와 학생 주도 수업
  • 학교 밖 교육(마을교육공동체, 자유학기제 등)

중요한 것은 ‘모두 다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 질문에서 수업을 시작해보는 것입니다.
작은 변화가 쌓여 교육의 방향을 바꿉니다.

 

 

 

프레이리가 말한 교육의 힘

프레이리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교육은 중립적이지 않다.
그것은 해방의 도구이거나, 억압의 도구이다.”

 

문제제기식 교육은 단순히 새로운 수업법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고,
학생을 주체로 세우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실천입니다.

우리가 ‘질문’을 중심에 두는 교육을 선택할 때,
비로소 교실은 살아 있고, 학생은 성장합니다.

그리고 교사는 지식을 가르치는 사람을 넘어,
변화를 이끄는 사람이 됩니다.

 

 

 

교실은 ‘정답’이 아닌 ‘질문’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이제는 수업의 시작이 달라져야 합니다.

“오늘의 정답은 무엇인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궁금해할 수 있을까?”로 시작하는 수업.
그것이 프레이리가 말한 해방의 교육,
그리고 문제제기식 교육의 힘입니다.

교사와 학생 모두가
서로에게 질문하고, 함께 배우며, 세상을 해석하는
그런 교실. 그것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입니다.

 

 

질문으로 시작하는 수업